브라질 돌나라 오아시스 농장에는 실버타운 <신선집> 이 있다. 그곳을 지나다 보면 아침저녁으로 늘 휠체어를 밀며 운동하는 분이 있었다. 그곳의 봉사자로 일하시는 허창회(62세) 씨다. 항상 웃는 얼굴이었으며 입술에서는 늘 노래가 흘러나왔다. 만나보았다. 아래는 일문일답이다.
-조석으로 그 시간만 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네요. 할아버지의 상태가 어떠신가요?
▲내가 모시고 있는 아버님이 85세인데, 4년 전에 중풍이 와서 왼발 왼팔을 쓰실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하반신이 마비되다 보니 식사나 기본적인 일상생활, 아무것도 스스로 하실 수가 없으셨어요. 누군가 돌보미가 필요했지요. 그런데 내가 자원해서 아버님을 모시겠다고 했어요. 일어나자마자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하루에 서너 번 갈아드려요. 밥을 먹여 드리고, 옷을 갈아입히고, 날마다 목욕시키는 일 등을 합니다. 그리고 하루에 두 차례 식후 휠체어로 바깥 시원한 공기도 쐴 겸 동네 몇 바퀴를 돌아요. 마비되어 굳어진 근육을 30~40분씩 주물러 드려요. 그리고 과수나무 아래에 가서 아버님께 흙 치료를 해 드려요. 오염되지 않은 황토를 몸에 덮어 주는 것인데 독소를 빼기에 아주 좋은 치료법이에요. 햇볕을 어느 정도 받으면서 하니까 좋더라고요.
-이렇게 봉사하게 된 동기가 뭔가요?
▲돌나라을 설립하신 석선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서 <부모효도>를 알게 되었어요.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이라고 하셨어요. 어르신들께서 수고해 주신 덕분으로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젊은 우리가 모시는 것은 마땅한 도리이고 당연하다 생각해요.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지체 부자유스러우신 어르신들을 모시니까 오히려 내가 더 행복하더라고요. 그분을 환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내 아버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봉사하며 사는 것이 흐뭇하고 너무 뿌듯해요. 봉사의 삶을 통해서 행복을 찾았어요.
-그럼 돌나라 오아시스 신선집에서 할아버지 한 분 모시는 일만 하시나요?
▲아니죠. 그 외에 여러 가지 봉사를 해요. 실외 수영장이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해요. 그리고 망고나무, 오렌지 나무, 바나나 나무 등 과수나무에 물을 주고 거름도 주면서 가꿔요. 가전제품이나 전기 등 고장이 난 것을 고쳐달라고 하면 다 수리해 줘요. 마을 농사에 인력이 필요해서 도움을 요청하면 흔쾌하게 도와주기도 하죠. 또한, 마을 주변의 풀베기도 하고, 나무 전정을 해주기도 해요. 그리고 건강이 안 좋은 분들이 좀 있어요. 산에 다니면서 여기도 좋은 약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자토바 나무, 브리찌나무, 짝나무 등 위에 좋은 것, 담에 좋은 것, 암에 좋은 것, 소화에 좋은 것 등 의외로 많아요. 그것들을 채취해서 약한 분들에게 물을 달여드린다든지, 드시도록 갖다 드리기도 하죠. 효과를 꽤 보고 있어요.
-이렇게 봉사하려면 여간 건강해서는 안 되겠는데 건강 관리는 따로 하나요??
▲나는 건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내가 건강해야 아버님 어머님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새벽 2시 정도면 일어나요. 일어나면 돌나라 오아시스 농장 주위로 흐르는 보니또 강가에 가서 운동하고, 심호흡도 하고, 명상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데 아주 상쾌하고 기분 좋아요. 그리고 산에도 자주 가고, 보니또 강에서 수영도 날마다 해요. 일과 마치고 저녁 즈음에 보니또 강에서 수영하면 모든 피로가 확 풀리면서 기분이 상쾌해져요. 봉사를 잘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건강해야 하므로 운동이라든지 식생활이든지 굉장히 신경 많이 써요. 지금은 아주 건강한 상태입니다.
-할아버지의 상태가 좀 좋아지신 건가요?
▲중병에 걸리기 전에 아버님은 너무 착하셔서 선행을 많이 베푸시고, 몸을 안 돌보며 봉사를 하셨어요. 그러다가 중풍이 오니 얼마나 안타깝던지요. 그래서 진짜 지극 정성으로 돌봐드렸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어요. 처음에 내가 여기 왔을 때 아버님은 꼼짝 못 하고 누워 계셨어요. 한 1주일 동안은 아버님과 함께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웠어요. 어떤 날은 밤에만 10번도 더 깨시는 바람에 잠을 설쳤지만, 차츰차츰 좋아지셨어요. 말도 제대로 못 하셨는데, 지금은 대화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고, 식사도 잘하셔요. 아주 많이 좋아지셨어요. 지금은 어떻게든 재활에 힘써서 걷는 것을 연습시키려고 해요. 식생활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써 드려요. 살아있는 생곡분과 생채소 생과일들을 주로 드시게 하고 있어요. 기억력도 많이 회복되셨고, 사람도 많이 알아보셔요. 판단력도 많이 생겼고요.
돌나라 오아시스 신선원 봉사하는 분들의 증언
돌나라 오아시스 신선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분들의 말을 들어 보았다. 이웃에 사는 김옥순 씨는 “아이고, 효자도 그런 효자 없지. 자식도 그렇게 못해. 누구도 그 일은 못 해. 어르신만 돌보시는 것이 아니고, 신선원 곳곳에 필요한 일은 다 해. 세탁기 냉장고 등 뭐가 고장 났다고 하면 다 고쳐주지, 농사일이 바쁘다고 하면 언제든지 와서 일해주지, 일주일에 한 번씩 실외 수영장 청소하지, 이렇게 하는 사람이 어딨어. 없어. 완전히 자기가 없는 봉사자야. 중풍 환자를 ‘우리 아버님’이라고 하며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지 몰라. 한 번씩 방문하거나 유하는 사람들은 저렇게 하는 것을 보고 다 감동해.”라고 말해 준다.
또한 돌나라 오아시스 신선원에서 같이 봉사하는 양정숙 씨는 “건강해야 아버님 모신다고 하며 자기 건강에도 얼마나 신경 쓰는지 몰라. 한 번도 찡그리는 적을 본 적이 없어. 어찌하나 한 번씩 들여다보면 그 아버님뿐 아니고, 다른 어머님들도 가서 막 주물러 드리고, 물 적신 수건 갖고 가서 닦아 드리기도 하고 그래. 참을 주면 자기는 얼마 먹지 않고 남겨서 그 아버님 갖다 드려. 보통 사람은 이렇게 못하거든. 진짜 대단한 사람이야. 나도 엄마를 모시고 살고, 여기서 봉사하고 살지만, 정말 더 잘 해 드려야겠다는 것을 많이 배워. 한 해 두 해도 아니고 벌써 4년째야. 자식도 못 하는 일을 하고 있어. 일등 봉사자야.”라며 요즘 세상에 찾아보기 힘든 마음씨라고 칭찬한다
꽃을 보면 아름다움을 느낀다.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선한 행실을 보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이런 훈훈한 이야기로 더욱 아름답게 꽃피우길 희망한다.
출처: <브레이크뉴스> https://www.breaknews.com/927594
'DOALNARA OASIS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기가 천국이에요!" 돌나라 브라질 오아시스 농장 - 잊힌 친정어머니의 사랑이 파도처럼 밀려와~ (1) | 2023.10.25 |
---|---|
최상의 무공해 NON GMO 계란이 나오기까지... 돌나라 브라질 바이야 농장 (1) | 2023.10.11 |
친정엄마-시어머니를 모시는 돌나라 오아시스 농장 이영복 씨 “두 배 이상의 행복” (1) | 2023.09.20 |
석선선생님 교훈을 받은 돌나라 브라질 농장의 봉사 대장 청년의 일상 (0) | 2023.09.13 |
행복한 회식 문화를 통해 본 돌나라 브라질 오아시스 농장의 삶 (0) | 2023.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