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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ALNARA OASIS 소식

봄이 오는 소리 길, 오색딱따구리 봄맞이 집짓기

DOALNARA OASIS 2026. 4. 6. 12:00

점심 식사 후 늘 다니던 산책길, 오늘따라 숲속이 유난히 부산하다.

여러 종류의 산새 소리가 공기를 흔들며 잠든 겨울나무 숲을 깨운다.

걸음을 늦추고 귀를 기울이자, 소리의 주인공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참샛과 종류 산새(우리나라 텃새)들♡

 

무리 지어 노는 참새들
딱새
곤줄박이
노랑턱멧새
뱁새(붉은머리오목눈이)
박새
쇠박새

 

참새, 딱새, 곤줄박이, 되새,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노랑턱멧새, 박새, 쇠박새까지.

조그만 몸집의 참샛과 종류 텃새들이 숲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다들 암수가 짝을 지어 데이트 중인 걸 보니’…

벌써 봄이 온 걸까?”

머지않아 둥지를 트는 모습도 보게 되겠지 싶어 마음이 설렌다.

 

윗마을 입구까지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길,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가던 길을 뒷걸음치게 만드는 소리.

딱따구리의 집 짓는 소리다.

 

쇠딱따구리

 

쇠딱따구리일까?

분명 딱따구리가 나무를 두드리는 소린데,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율동적이고 일정한 박자.

이건 먹이를 찾는 소리가 아니다.

벌레를 뒤질 땐 소리가 불규칙하고, 나무둥치를 나선형으로 돌며 찍어대니

벌써 자취를 드러냈을 터였다.

이 소리는 분명, 둥지를 준비하는 드러밍이다.

 

오색딱따구리 암컷

 

목이 뻐근해질 때까지 이 나무, 저 나무를 올려다보며 시선과 청각을 온통 소리 나는 방향에 모았다.

그때였다.

약 10미터 전방, 산언덕의 나무둥치 중턱.

V자 모양으로 가려진 나무둥치 사이로 연신 움직이는 머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폰카 렌즈를 최대한 당겨 보니 아랫배 깃털이 붉은 게 오색딱따구리다.

머리 깃털은 붉지 않으니 암컷이네.

으잉!? 근데 암컷도 집을 진다느냐?

 

봄이 오기엔 아직 멀어 보이는데, 참으로 부지런하다.

벌써 둥지를 준비하다니.

봄이 오면 태어날 새끼들을 위해 부랴부랴 안전한 곳에다 튼튼하고 아늑한 집부터 짓는 게다.

여기다 집터를 정하기까지 이곳저곳 얼마나 많은 나무들을 답사했을까.

단단한 나무를 부리로 쉼 없이 쪼아대는 모습은 흥미를 넘어 감동마저 일으킨다.

 

산천은 여전히 겨울빛으로 메말라 있는데, 이 작은 새는 이미 봄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춥고 험한 계절을 지나면서도 따뜻한 봄이 반드시 올 것을 알기에 미리, 묵묵히, 자신의 봄맞이를 준비한다.

 

참으로 고마운 교사들이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나는 내일의 봄날을 맞기 위해 과연 어떤 열정으로 나의 둥지를 오늘 준비하고 있는가.

 

숲은 말없이 가르쳐 준다.

봄은 기다리는 자의 것이 아니라, 믿고 준비하는 자의 몫임을.